자유게시판

  • 홈 >
  • 커뮤니티 >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언덕교회 헌금 이야기 배상필 2020-04-07
  • 추천 0
  • 댓글 0
  • 조회 855

http://unduk.or.kr/bbs/bbsView/32/5717502

아래의 내용이 뉴스앤조이에 실렸네요~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0506 

 

 

-------- 아 래 --------

온라인 예배로 재정 흑자가 된 작은교회 이야기

‘헌금 문제로 생각해보는 건강한 교회’


 

코로나19가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종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천주교와 불교는 미사와 법회를 선제적으로 중단했다. 하지만, 일부 교회들이 오프라인 예배를 고집해서 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사회에서는 교회들이 오프라인 예배를 고집하는 이유를 헌금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를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돈을 버는 집단으로 생각한다. 어쩌다 한국 교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나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전혀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대부분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 이후로 헌금이 줄었다고 한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가 줄었다. 많은 작은 교회들은 수입이 줄어서 월세도 감당하기 힘들고, 목회자 사례비가 삭감되기도 한다. 


그런데, 필자의 교회는 1, 2월 오프라인 예배를 드릴 때는 재정 적자였다가, 3월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흑자로 전환되었다. 필자의 교회 사례를 통해서 한국 교회의 헌금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교회 문제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돈 문제(헌금 수입과 지출)이고, 교회 재정의 건강성이 없이 한국 교회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회 재정을 보다 정확하게 기록하면 1월에는 약 30만원 정도, 2월에는 13만원 정도의 적자였는데, 3월에는 작은 금액이지만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난민 가족들에게 특별 지원을 하고도 장부상으로 13만원의 흑자를 보였다. 하지만 건물주가 3월 임차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는데 이미 3월분이 입금이 되어서 4월 달에 지급을 안하기로 했기에, 실제적으로는 113만원의 흑자라고 볼 수 있겠다. 필자의 교회의 재정 상황이 궁금하신 분은 홈페이지(http://unduk.or.kr/bbs/bbsView/33/5714446)를 통해서 투명하게 공개된 재정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임차료 감면을 제외하고 10만원 남짓한 흑자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필자는 오프라인 예배 한 달 동안 헌금이 줄지 않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는가?


첫번 째는 투명성이다. 필자의 교회는 매월 말에 재정부장이 수입, 지출 내역, 자산 변동을 상세하게 교인들에게 공개하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그 자료를 교회의 홈페이지에 올려두어서 누구라도(교인이 아니어도) 그것을 열람할 수 있게 한다. 모든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증빙 내역을 요청하는 누구에게라도 그 내용을 공개한다. 


두번 째는 자발성이다. 필자가 2년 전에 교회에 처음 나왔을 때 신기했던 것은 헌금함에 헌금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목사님들도 장로님들도 헌금을 잘 안했다. 필자는 그래도 예배 참석할 때는 헌금을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 흰봉투에 이름을 써서 매주 헌금을 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교회의 전체 헌금 중 온라인 헌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 정도였고, 주일에 헌금함을 통한 헌금은 일부에 불과했다. 주일 예배 때에 헌금은 안해도 모든 분들이 자발적으로 헌금을 하고 있었다. 


교회에서 교인 개개인의 헌금 내역을 아는 사람은 재정 부장을 포함해서 두 명 정도이다. 목회자는 알 수가 없다. 목회자 때문에 헌금을 내거나 목회자에게 시험들어서 헌금을 내지 않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를 의식해서 헌금을 하는 경우는 없고, 개개인의 형편이나 의사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헌금을 한다. 


세번 째는 책임성이다. 필자의 교회에는 목회자가 포함된 운영위원회가 있고, 평신도가 운영위원장을 맡는다. 십여 명의 운영위원들이 함께 1년 예산을 구체적으로 세우기에 이 예산에 대한 책임을 공유한다.


교인들의 재정에 대한 책임성은 온라인 예배에서 빛을 발했다. 이전에 무기명으로 헌금을 하던 분들이 있었는데 이 분들이 거의 같은 금액을 온라인으로 헌금을 했다. 흔히 무기명으로 헌금을 하는 교인에게 책임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기명으로 헌금을 하도록 교육하고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본 교회의 교인들은 무기명으로 헌금을 할지라도 헌금을 기피하려는 의도보다는 다른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목회자는 헌금 내역도 모르고 헌금에 대한 설교를 하지도 않는다. 수입이 부족하면 운영위원장(장로)이 연말에 교인들에게 재정 상황을 보고하고 필요를 알린다. 필자가 교회 온 이후로 단 한번 헌금 요청을 들어봤는데 그 달에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헌금이 들어왔다.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하자면 단일헌금시스템이다. 필자의 교회에는 십일조도 없고, 감사헌금도 없고, 건축헌금도 없고, 구역헌금도 없고, 주일헌금도 없다. 그냥 헌금만 있을 뿐이다. 구역예배를 안드린다고 줄어들 구역헌금도 없고, 헌금함을 돌리는 주일 예배가 없더라도 줄어들 주일헌금이 없는 것이다. 헌금 수입을 늘리기위해 새로운 헌금의 항목들을 만들어내는 교회들이 있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인지 심각하게 고려를 해봐야 한다. 


한국 교회의 뜨거운 감자인 십일조에 대해서 보자면 필자의 교회에서는 ‘제도로서의 십일조’는 인정하지 않고,  교회 운영과 구제와 선교의 책임성을 위한 ‘십일조의 정신’은 수용한다.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 헌금 중 십일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라고 알려졌는데 온라인 예배로 인해 헌금이 50% 이상 줄었다면, 그 교회는 십일조의 ‘형식’만 존재하고, 십일조의 ‘정신’이 없는 교회는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한국 교회의 대부분이 십일조를 고수하고 있는데 교회 수입이 줄어들까봐 그 제도를 없애지 못하는 ‘신학적인 타협’이 ‘세상과 타협’하는 껍데기 신자를 양산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 교회는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설교하면서 교인들에게 헌금을 독려한다. 반대로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재물(헌금)을 드리지 않는 교인들이 교회에 다수 있다면 그들이 과연 참된 신자가 맞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목회자가 과연 바른 목회를 하고 있는지, 과연 건강한 교회인지 자문해봐야 한다. 


항상 종교 신뢰도 조사에서 천주교, 불교에 이어 꼴찌를 차지하는 한국 교회의 코로나사태 이후가 염려된다. 그야말로 날개없는 추락을 하는 형국이다. 그래도, 이 시기를 오프라인 예배로 인한 교회의 생계 걱정을 넘어서, 건강한 한국 교회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 정말, 그 희망을 보고 싶다. 

 

    추천

댓글 0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질문 [1] 황성민 2020.04.14 0 881
다음글 "코로나 감염될까 두렵지만"…'복지 사각지대' 사회적 약자 위해 발로 뛰는 목사들 배상필 2020.03.18 0 857